외동아와 형제아간에 특별한 차이가 없다고 보는 입장에서 볼 때, '외동아 기르기'라는 제목은 그 자체로서 조금은 어색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형제아와는 달리 한 가정에 자녀가 한 명이라는 점에서, 외동아와 형제아는 환경적으로 분명히 다른 상황에 처해 있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아동들이 형제아인 점을 고려할 때 숫자적으로 열세인 외동아 기르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자녀수가 많았던 과거 사회의 경우, 무남독녀니 무녀독남이니 하는 표현으로 알려졌던 외동아의 존재는 분명히 평범하지는 않았다. 많은 자녀를 두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기에 단 한 명의 자녀를 갖는 것은 상당히 드문 경우였고, 따라서 이들은 가정의 귀한 존재로서 과보호를 받기 쉬운 상황에 처하기가 쉬웠다. 과보호적인 양육 그 자체로 인해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성향과 같이 부정적인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외동아 자체가 마치 문제아인 것처럼 생각하기까지 하는 편견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정적 편견은 현대 사회에 들어 자녀수가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불식되지 않아, 독립적이며 사교적인 외동아를 둔 부모는 의례 '어쩌면 댁의 아이는 혼자 자란 아이 같지 않게...' 라는 말을 듣게 마련이다.

실생활에서 흔히 알려진 외동아에 대한 편견은 최근 들어 학문적 분야에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편견의 불식에는 출생순위에 따른 아동의 발달을 고찰한 실증적 연구들이 커다란 기여를 한 셈이다. 출생순위를 주제로 한 수많은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고찰한 결과,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외동아인지 혹은 형제아인지 하는 출생순위라기보다는 어떻게 양육되어왔는가가 더욱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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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외동아와 형제아는 그들이 속한 환경적 측면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 형제자매가 없다는 것은 일종의 결핍을 의미할 수도 있다. 외동아의 경우, 형제아에게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동아와 형제아는 또한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서로 반대로 경험한다. 다시 말하면 외동아의 긍정적인 측면은 형제아의 부정적인 측면일 수 있고, 또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외동아들은 자신을 긴장시키는 존재인 형제자매가 없기에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랄 수가 있다. 또한 외동아들은 부모로부터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기가 쉽다. 부정적인 측면은 긍정적인 측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결국 그러한 환경으로 인해 자칫 경쟁력을 발달시키지 못하거나 부모에 의해 전적으로 과보호되거나 통제되는 경험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외동아를 둔 현명한 부모라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할 것이다. 물론 외동아 기르기에 대한 답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형제아와 마찬가지로 기르는 것이다. 자녀의 출생순위와 관계없이, 부모는 자녀를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양육방법을 익혀야 한다. 

외동아와 형제아가 처한 환경적 차이점에 근거하여 굳이 언급하자면, 외동아를 둔 부모들은 다음의 몇 가지 점들을 유의할 필요는 있다. 외동아를 둔 부모들은 자녀에게 형제자매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의식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형제자매관계는 아동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수평적인 사회적 관계로서 아동의 사회성 발달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외동아의 부모는 이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자녀의 또래관계 형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동이 또래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만 2∼3세 경부터, 3∼4명의 놀이그룹을 만들어 각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아이들끼리 2∼3시간 정도씩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형제아를 둔 가정의 부모들은 오히려 자녀의 또래관계 형성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가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어릴 때부터 또래관계를 잘 발달시킨 외동아는 그렇지 않은 형제아들보다 훨씬 더 높은 사회성을 갖기 쉽다. 또래관계 외에 가능하다면 사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어릴 때부터 자녀를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 데리고 다니는 것이 좋다. 간혹 외동아에 대한 편견에 걸맞게 성장하기 쉬운 경우는, 외동아를 둔 어머니가 낮 시간 동안 자녀와 단둘이서만 지내거나, 외동아의 주변에 주로 어른들이 함께 있는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 어머니 자신이 대부분 비사교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가 쉬우며, 이는 자녀에게 부모로부터 받은 기질적 특성과 동시에 그러한 비사교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아동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가 쉽다. 후자의 경우, 아동은 어른들과 지내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수평적 관계를 경험하기가 어렵고, 무조건 양보하는 어른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최고인양 생각하는 독불장군이 되기 쉽고, 반대로 어른의 간섭과 통제 속에서는 잘 길들여진 '애어른'처럼 자랄 수도 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바람직한 아동기 경험을 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러한 행동은 결국 또래관계에서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외동아 기르기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외동아를 둔 부모는 자신의 일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특히 어머니들은 자신의 모든 관심을 자녀에게만 기울이게 되고, 이는 자녀와 부모 모두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또한 외동아를 둔 부모 자신부터 외동아에 대한 편견을 버릴 필요가 있다. 자녀수를 결정하는 것은 일종의 선택의 문제이다. 한 자녀를 갖는 것과 두 자녀를 갖는 것은 어느 하나의 잣대로 평가할 수 없는, 항상 좋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 이왕 외동아를 갖기로 결정하였다면, 외동아가 처한 환경의 장점을 100% 살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경우 외동아를 둔 아동은 물론 부모 자신 역시 최상의 발달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