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정기 검진을 받고, 보약을 먹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다. 
일상 생활에서 잘못된 습관들을 하나씩 고쳐 나가는 것.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소홀히 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자... 



1. 유전적인 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비록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해도 집안 내력으로 전해지는 질병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2. 햇볕을 많이 받는 날에는 얼굴뿐 아니라 몸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 한순간에 검버섯이 올라오거나 심하면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출산 후에는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검버섯들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3. 피트니스 센터나 목욕탕 탈의실에서 되도록 양말이나 슬리퍼를 신도록 하자. 
그곳은 다른 곳보다 습하기 때문에 박테리아, 곰팡이 균이 번식하기 쉽고 맨발로 다니다가 옮을 수 있기 때문이다. 

4. 산부인과 검사를 두려워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 것. 
18세 이상의 여성, 특히 성관계가 있는 여성들은 더욱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정기적으로 자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5. 탐폰을 하루 종일 사용하지 말 것. 8시간마다 정기적으로 바꿔 주고, 자기 전에도 갈아 주는 것이 좋다. 

6. 약을 물과 함께 먹는 습관을 들이자. 
상관없는 것도 있지만 무엇과 먹느냐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반응을 일으키거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7. 칫솔 하나를 6개월 이상 사용하지 말 것. 솔이 흐트러진 칫솔은 오히려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다. 

8. 햇볕 아래에서 향수를 뿌리지 말 것. 
향수에 들어있는 어떤 성분은 피부에 닿은 후 자외선을 받으면 선번 현상 또는 홍반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여름에 맥박이 뛰는 곳에 향수를 뿌리면 체취와 섞여 
이상한 향을 풍길 수 있으니 되도록 치맛단이나 발꿈치 쪽에 뿌려주자. 

9. 단백질 다이어트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균형을 맞춰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 
탄수화물이 모자르면 수분 부족의 위험에 놓일 수 있다(특히 운동을 할 때는). 조금씩이라도 먹어 줄 것. 
그리고 과일과 야채에는 질병과 싸우는 중요한 요소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10. 밥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반찬만 먹는 것은 잘못된 습관이다. 
지방과 탄수화물, 비타민과 미네랄이 우리 몸 안에서 하는 역할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다이어트 때문에 피하고 있다면 비타민제로 섭취할 것. 

11. 손을 자주 씻어라. 감기, 세균, 전염병 등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피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이 때 여러 사람을 거친 수건은 사용하지 말자. 

12. 하루에 적어도 6∼8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자동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다음날 몸의 리듬을 깨버리기 때문에 생활 패턴을 흐트러뜨릴 수 있으며 
피부 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3. 물을 많이 마시자. 수분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적어도 하루에 8잔 이상,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도록. 커피나 청량 음료보다는 물과 녹차가 좋다. 

14. 피임에 대한 지식을 업그레이드 하자. 
새로운 방법을 접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주의해서 보자. 
10년전의 방법을 계속 고수한다면 지금의 내 몸에 잘 맞지 않을 수 있고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5. 몸무게, 즉 저울이 가리키는 수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몸무게를 매일매일 재는 것은 오히려 다이어트를 중간에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몸에 맞는 몸무게가 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거기에 자신을 대입시켜서는 안 된다. 
몸의 사이클에 따라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이 몸무게다. 
숫자가 줄어들지 않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16. 음료수의 칼로리를 무시하지 말 것. 
다이어트 때문에 끼니를 거르고 음료수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도 생각보다 많은 칼로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과일 주스에는 의외로 많은 당분이 들어 있고 많이 마시면 살이 찔 수 있다. 

17. 어머니가 된 순간 자신의 건강에는 소홀하기 쉽다. 
남편 , 자식 , 가족의 건강에는 아주 민감하면서도 
본인의 몸에 이상이 온 것에는 둔하거나 쉽게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18. 매연이 많은 곳에서 조깅하지 말 것. 
간혹 차들이 혼잡한 곳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차라리 집안에서 땀을 흘리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또한 황사가 심한 날 역시 마찬가지. 
야외에서 운동을 하고 싶다면 공원을 이용하거나 나가기 전에 날씨를 체크하도록 하자. 

19. 운전 습관을 바르게 갖자. 
안전 벨트를 매는 것은 물론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의 운전 실력을 비하하는 선입견은 계속될 것이다. 

20. 날씬한 배를 유지하고 싶다면 임신이 된 순간부터 관리해야 한다. 
처음에 배가 많이 부르지 않았다고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마사지 해 줄것. 
그리고 배의 아래쪽부터 트기 시작하기 때문에 거울로 봐서는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출산 후에는 복근의 근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21. 자연 성분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는 없다. 
특히 의사에게 진단을 받을 때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자연 식품이나 약품에 대해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처방해 준 약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22.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재자.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심장 질환 및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픈 곳 없이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수치가 낮을 거라고판단해서는안된다. 
유전적으로도 수치가 높을 수 있다. 

23. 러닝화를 일년 이상 , 50 마일 이상 신지 말라. 
그 이상이 되면 쿠션이 줄어들고 제 기능을 똑바로 해내지 못한다. 
몸에서 받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니 새 것으로 바꿔주자. 

24. 과일과 야채는 항상 잘 씻어 먹도록. 
유기농으로 재배된 것이라도 한 번 깨끗이 씻어 주는 것이 좋다. 


25. 유방암 자가진단을 하자.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샤워하는 시간만 이용해도 충분하다. 또한 정기 검진을 받도록. 
콜레스테롤 수치는 5년마다, 
혈압을 위한 피검사는 2년마다 그리고 시력이나 그 밖의 것들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주는 것이 좋다. 

26. 예방 접종을 중간에 그만두지 말 것. 
중간에 그만두면 지금까지 했던 것이 무효화될 수 있고, 한편 내성이 생겨버려 다음 번에는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정해진 시간과 횟수를 지켜주는 것이 가장 좋다. 

27. 치실 사용하는 것을 습관화하자. 
칫솔과 치약을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번거로운 경우에는 특히. 
치실 사용을 습관화하면 잇몸 질환까지 막을 수 있다. 

28. 메이크업 카운터에 구비되어 있는 샘플을 사용할 때 주의를 요한다. 
여러 사람의 손이 거쳐간 것이므로 좋지 않는 균이 옮기 쉽다. 
꼭 테스트를 하고 싶다면 되도록 새로운 스펀지나 팁을 사용하고 
얼굴보다는 손등에 발라 보길 권한다. 

29. 시간적 , 정신적으로 여유를 갖는 데 주력하자. 
쉴 틈이 없으면 정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불러오기 때문. 계속되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취미 생활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고 자신을 위한 시간을 찾도록. 

30. 하이힐 신기를 자제하자. 
7 센티미터가 넘는 하이힐을 자주 신으면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디스크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발 모양이 미워지는 것은 물론 굳은살이 생겨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1. 너무 아플 때까지 운동하지 말자. 
이는 어딘가 다쳤거나 운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하면 다른 곳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2.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스케일링을 하고 치료를 받을 것. 
심해진 다음에는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수가 있다. 

33. 롤러 블레이드 , 자전거 등을 탈 때에는 헬멧 착용을 잊지 말자. 
생각지도 못한 머리 부상이 심각한 현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헬멧을 착용하면 위험을 85 퍼센트 이상 줄일 수 있다. 

34. 샐러드 바에서 익히지 않은 콩을 먹지 말자. 
특히 여름철에 이 음식은 박테리아 감염이 쉽고 유통기한 또한 살펴볼 수 없으니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35. 성관계 후에는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그냥 자면 요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36. 매일 똑같은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지루함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근육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으므로. 

37. 되도록 아침을 먹을 것. 과일 주스가 되었건, 시리얼 등 꼭 밥이 아니어도 좋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끼니를 너무 많이 먹게 되거나 공복이 길어져 오히려 살이 찌는 경우가 생긴다. 


38. 되도록 소리내어 많이 웃어라. 
앤돌핀이 많이 생성되면 스트레스 수치가 낮아지고 건강해지며 예뻐질 수 있다. 또한 일상이 즐거워질 수 있다. 

39.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무시하지 말 것. 
남자 친구의 심한 간섭을 참고 넘기는 것부터 직장 내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부당한 것은 문제화시키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정신 건강은 모든 신체 건강의 기본. 참고 넘기다보면 과다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40. 기분 좋은 키스는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루 종일 긍정적인 방향의 에너지가 생성되도록 해 주며 또한 일분에 2칼로리씩 열량을 줄여 주기도. 

41.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자.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되도록 용서하고 여유를 찾도록.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게 되고 심장병까지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42. 조금씩 여러 번 먹는 것이 반드시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폭식보다는 조금씩 나누어 먹는 습관이 낫다지만, 
이러한 식습관은 혈당을 높게 유지하며 체지방 축적을 빠르게 한다. 최대한 먹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자. 

43. 산소 소모율이 높은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격렬한 운동을 단시간 하는 것보다 
낮은 강도로 오래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4. 과일은 아무리 먹어도 좋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많이 먹으면 생각보다 열량이 높을 수 있다. 특히 식후 디저트로 과일을 많이 먹는데, 
이때도 많이 먹으면 혈당을 지나치게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식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 

45. 비만이 기름진 음식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것은 섭취와 소비의 불균형이다. 적정 체중을 만들려면 좀더 적게 먹고(20퍼센트 식사량 감소), 
좀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30분 이상 운동). 
다이어트 보조제 역시 운동이 곁들여져야 체중 감량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46. 여름에 성형수슬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염증이 생기거나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원인은 수술 후 관리가 어떠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여름에 주의해야 할 것은 물과 땀. 일정기간 수술한 실밥 부위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하며 
격한 운동을 피하고 땀이 나면 재빨리 마른 수건 등으로 톡톡 두르려 닦아 낸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필수. 

47. 자꾸만 새로운 것을 찾고 단번에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본적인 충고에 귀를 기울이고 본인의 습관과 비교해 봐야 할 것이다. 
적은 노력으로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일회용이 될 수 있다. 

48. 다리를 꼬는 습관을 고치도록 하자. 
이 버릇은 허리에 무리를 주고 척추를 휘게 만든다. 
그리고 결국 혈액 순환에 지장을 주게 된다. 
몸무게를 엉덩이 양쪽에 똑같이 골고루 준다고 생각하고 의자에 앉도록. 

49. 유언장을 미리 만들어 놓자. 
불의의 사고로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때를 위해 준비해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미래를 계획하고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될 것이다. 

50.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지 말자. 
커피의 수많은 효능에 대해 언제나 의견이 분분하지만 하루에 3잔 이상은 분명 많은 양이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이뇨 작용이 활발해지고 변비를 일으킬수 있으며 
칼슘의 흡수를 막아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노령화 사회와 성인병
성인병은 일반적으로는 40세 이상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병률이 증가하는 병을 총칭한다. 사람에 따라서 개인차는 있으나 나이를 먹으면 노화하기 마련이다. 노화하면 몸의 각 기능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며, 자신의 몸에 주어지는 여러가지 자극과 변화에 대해 정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결과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과로, 비만 등이 생겨나고, 이로인해 생명에 치명적일수 있는 중풍, 심장병, 각종 암, 간질환 등 다양한 질병이 생겨나게 된다.  이와 같이 노화 과정에 많이 나타나거나 늘어나는 질환들, 특히 40대 중반 이후에 현저하게 늘어가는 병들이기 때문에 성인병이라고 한다. 빠르면 40대로 접어들기 전부터 이미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인병 실태에 대한 역학조사에 의하면 전체 건강보험 적용인구 4천7백6만명중 11.1%인 5백27만명이 고혈압·당뇨병·중풍 중 1개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10명중 1명 이상이 고혈압, 당뇨병, 중풍을 앓고 있다는 말인데, 동맥경화증이나 간장질환 등을 포함시키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최근 성인병이 증가한 직접적인 원인은 평균 수명의 연장과도 관련이 깊다. 1900년대 남성의 평균수명은 50세 전후였다. 노르웨이 56세, 스웨덴 57세 등이 장수국 대열에 끼었으며, 미국과 영국은 49세, 이탈리아는 46세였다. 현재 세계 최장수국인 일본은 당시 평균 수명 43세에 불과하였으며, 칠레는 겨우 29세였다. 그러나 21세기 현재 이들 국가의 남성 평균 수명은 칠레 72세, 일본 77세로 과거보다 30세 가량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1900년대 23세였다. 그러던 것이 전반적인 사회여건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2002년 말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76세가 되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15세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성인병 환자수가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 의료보험 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여년 사이에 당뇨병의 진료건수는 25배, 고혈압성 질환의 진료건수는 18배,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료건수는 13.5배가 늘었고, 이렇게 늘어난 총 진료건수의 차이는 대략 900만건에 다다른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풍요가 낳은 성인병
지구촌 절반의 사람에게 있어 지난 100년은 '풍요의 세기'였다. 화학 비료와 영농기술, 유전공학 등의 발달로 식량문제가 해결됐으며, 현대 의약학의 발달로 감염병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자동차와 전화, TV, 컴퓨터, 각종 가전기구의 발달은 가만히 앉아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최근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쉽지 않다고 다들 불만 섞인 말들을 하지만, 반만년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최근 수십년은 가장 풍요롭고 살기 좋은 나날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한쪽에서는 기아와 질병과 가난으로 허덕이고 있지만, 반대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대치의 상승으로 인정을 못할뿐 과거에 비해 주체할수 없는 풍요를 향유하고 있다. 그것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비만 등과 같은 소위 '풍요의 질병'이 급증한 사실이 간접적으로 확인시켜준다.


중요한 원인 중 하나를 생활방식의 변화에서 찾을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엘리베이터 등의 보급에 따라 인간의 신체활동은 20세기 초에 비해 크게 줄었다. 지난 90년 일본의 한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공무원은 하루 평균 5000∼6000보, 초등학교 교사는 하루 6700보, 고등학교 교사는 하루 6100보, 화이트 칼러 샐러리맨은 하루 5800보, 영업사원은 하루 8500보를 걸었다. 이는 20세기 초 1만5000보∼2만보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제2차 대전 이후 크게 증가한 흡연인구,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의 보급, 각종 스트레스 등이 비만과 성인병 등 이른바 '선진국병'의 발병률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1998년 일본 후생성이 그 전까지 사용하던 '성인병'이란 용어 대신 '생활습관병(Life Style Disease)'이란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도, 지난 세기의 변화된 생활방식이 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인식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걷기를 거부하며 자동차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TV채널을 바꾸기 위해 리모콘을 찾으면서도, 매달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헬스클럽에 달리기를 하러가는 모순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욕심과 나태의 부산물
사석에서 만난 상대에게 나를 한의사라고 소개하면, 흔히들 "어디가 안좋을때는 어떤 음식(혹은 약물)이 좋아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을 들으면 여지없이 머리속이 황망해진다. 어떤 병에는 뭐가 좋다라는 명쾌한 해답이 없을 뿐더러, 대개 그러한 질문의 근저에는 간편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싶은 욕심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살빼기에 관련된 건강보조식품의 성행은 이러한 세태를 극단적으로 반영한다. 몇일이면 된다, 이것만 먹으면 된다 등의 광고카피에 간편하고 간단한 방법을 찾는 현대인들은 유혹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성인병은 이러한 인간의 욕심과 나태의 부산물일지도 모른다. 나날이 개발되고 발전하는 문명의 이기들을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것은 인간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부추기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지나친 편안함을 획득하기 위한 욕심과 욕망이 문명의 이기들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욕심과 나태는 서로를 키워가는 악순환 싸이클을 형성한다. 

 

성인병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몇분의 시간과 때맞춰 복용하는 소량의 약물로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오산이다. 의료행위가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절대 그것만으로는 극복할수 없다. 예를 들어 어깨결림이라는 사소한 증상만 하더라도 자세이상, 스트레스, 소화장애, 감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게 되고 아픈 부위에 침시술을 하여 진통이 되었다 하더라도 근본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수 있는 여지가 남기 마련인데, 하물며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생활습관과 더불어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성인병의 치료에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병의 경우, 사람에게 걸린 병을 고친다기 보다는, 병에 걸린 그 사람 자체를 변화시키고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접근 방법이다. 

 

웰빙(well-being)과 한의학
최근들어 유행하는 하나의 키워드 중 '웰빙(well-being)'이란 것이 있다.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웰빙족'으로 부를 정도로 유행을 타고 있는데 명확한 내용은 알수 없지만 그들의 행동과 사고 방식에 몇가지 특징은 있어보인다. '웰빙족'은 도심의 공해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몸의 평화를 추구하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을 섭취하고자 한다. 이들은 몇 만원짜리 비싼 레스토랑 식사보다는 가벼운 생식을 즐기고, 그 값으로는 향긋한 스파 마사지나 발마사지를 즐기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사고방식을 갖는다. 퇴근 후에도 요가센터 등을 찾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날려버리는 것 또한 웰빙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들은 삶을 어떻게 즐겨야 한다는 관념에서조차 초월하여, 정해진 스타일에 고집하지 않고 몸과 정신이 모두 편안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제일 우선적인 가치로 생각한다. 남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한걸음씩 쉬어가는 것에 진정한 가치를 느끼는 '웰빙족'과 더불어, 여태까지 채우고 가지려고만 했던 습관을 버리고, 비우고 건전하게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들의 생활방식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양생의 방법(건강 생활법)과 많이 닮아 있다. 『동의보감』을 펼쳐보면 두꺼운 책의 전반부 많은 분량이 바로 이러한 건강 생활법들로 가득차 있는데, 이를 보면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선생은 병이 이미 생겼을때의 처방보다는 평소 건강을 지키며 살아가는 웰빙 생활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동의보감』의 내용들은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해 보여 몇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허욕을 없애면 진기(眞氣)가 보전되고, 정신이 산란해지지 않으면 병이 어디서 생기겠는가.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롭고 욕심이 적으며, 마음과 정신이 안정되어 사물에 대하여 조금도 겁내지 않게 된다. 또 힘든 일을 해도 권태증을 느끼지 않으며, 기(氣)도 순조롭게 되어 욕심도 모두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 음식이라도 달게 먹고 의복도 분수껏 입으며, 풍속을 즐기고 직위가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는다.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마음을 바로 잡으면 수양하는 방법에 도움이 된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염려스러운 생각, 그리고 모든 헛된 잡념과 불평과 자기 욕심을 다 없애 버리고, 지난날 죄과를 깨닫고 뉘우치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자기 생활방식이 자연 이치에 부합하게 한다. 이렇게 오래하면 결국 정신이 통일되어 자연히 마음이 평안해지고 성품이 화평해진다. 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기 전에 병은 이미 낫는다.  

 

 사람이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자연히 안정된다. 마음을 깨끗이 하면 정신이 맑아져서 6가지 욕심이 생기지 않으며, 3독(탐내는 것, 성내는 것, 미련스러운 것)이 없어진다. 사람 마음에 잡념이 없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말을 적게 하고 듣는 것도 적게 하면 정신과 수명을 보전하게 된다. 대체로 말을 많이 하면 기(氣)를 상하며, 지나치게 기뻐하면 감정을 상하고, 성내는 일이 많으면 의지를 상한다. 슬퍼하고 사색하며, 걱정하는 일이 많으면 정신을 상한다. 성생활이 지나쳐서 피로해지는 일이 많으면 정(精)을 상한다. 대개 이러한 것들은 모두 수양하려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태을진인(太乙眞人)의 칠금문(七禁文)에는 "첫째 말을 적게 하면서 속에 있는 기운을 보양한다. 둘째 성생활을 조절하면서 정기(精氣)를 보양한다. 셋째 기름기 없는 음식을 먹어 혈기(血氣)를 보양한다. 넷째 침을 삼켜서 오장의 기운을 보양한다. 다섯째 성을 내지 않고 간기(肝氣)를 보양한다. 여섯째 맛있는 음식으로 위기(胃氣)를 보양한다. 일곱째로 사색과 걱정을 적게 하여 심기(心氣)를 보양한다." 라고 하였다. 

 

위의 인용된 글들을 얼핏 보면 뜬구름 잡는 듯한 말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매사에 욕심을 비우고 조금씩 모자란듯 하는 생활습관이 성인병 예방과 치료의 핵심이 될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당뇨병은 필요이상의 당분이 혈액내에 넘쳐나서 당분을 이용하는 시스템이 고장나버린 병이다. 고지혈증도 필요이상의 음식물을 섭취하여 다 소비시키지 못해서 혈관속에 기름이 가득해지는 것이다. 비만도 마찬가지로 먹는만큼 사용되지 못한 여분의 영양분이 몸곳곳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이처럼 당분과 기름이 몸속에 가득하고 혈관내에 흘러다니면 혈관은 그만큼 약해지고 굳어져서 동맥경화증이 나타나고 그것이 머리속에서 문제를 발생시키면 중풍이 발병하고 심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심근경색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또한 마음의 병은 모두 오장육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늘상 내것만이 소중하여 채우고 가지려고만 하면 오장육부의 기운이 서로 소통되지 못하고 막혀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채우기만 하고 비우지 못해 생기는 병이니 그 해법은 당연히 비우고 통하게 해야 한다. 

성인병의 경우는 수십년간 누적되어온 결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으로 만일 10년간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이 되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수년의 시간동안은 지난 악습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방의 구멍을 막는다고 쏟아지는 폭우의 피해가 감쪽같이 사라지진 않는다. 예를 들어, 중풍의 경우 솔잎, 구기자, 마 등이 식이요법으로 유효하고, 당뇨병에는 오디, 구기자, 뽕잎 등을 주로 활용한다. 고혈압에는 국화, 녹차, 미나리 등이 도움을 줄수 있고, 또 동맥경화증에는 목이버섯, 협심증 및 관상동맥질환에는 부추가 좋다고 추천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성인병에 뭐가 좋다더라 하는 것은 제방의 구멍을 막는 땜질에 불과하다. 늘상 마음의 수양을 하면서 전반적인 식이, 규칙적인 생활, 꾸준한 자기만의 운동 등 전반적으로 건강을 위한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최우선이고 튼튼한 댐을 쌓는 방법이다. 어떤 음식이 좋다라고 해서 그것을 찾아 먹는 것보다, 매 끼니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먹고 조금 모자란듯 먹으며 때에 맞게 규칙적으로 식이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성인병을 관리하는데 몇배더 중요하고 효과를 발휘할것이다. 

 

이미 사회문제화된 성인병의 극복을 위해서는 이것을 의료의 측면에 국한시키기 보다는 생활의 측면을 포함하여 넓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동의보감』과 같은 옛서적의 말투가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최근 유행하는 '웰빙족'의 생활과 사고방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욕심을 비워내고 조금씩 모자란듯 하며 서로 소통시키는 지혜를 실행한다면 성인병은 어느새 나와는 무관한 병이 되어 있을것이다.